일상이야기/기타일상

어린시절 집 뒤편의 미스테리

내가그리는인생 2025. 5. 2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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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과학이 발달하고 장비들 또한 그에 맞추어 잘 발달해서 주변에 사각지대가 많이 줄었다.
하지만 가끔은 과학으로나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현상이 있다.

영상을 쭉 구경하다가 무속 이야기가 나와 문득 어린 시절의 기억을 회상해 보았다.

지금도 그렇고 어린 시절도 그렇고 나는 무속 관련돼서 특별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기에 평범한 사람이라고 밝혀둔다.

나는 유독 어린 시절의 기억이 지워지지 않고 남아있는 것들이 있다.
기억이 희미한 것이라면 혼선이 있겠지만 지금까지도 또렷한 장면 때문에 잘못 본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4살인가 5살 무렵, 세 들어 살던 집 뒤편에서 마주친 사람이었다.
당시 시골 마을은 집끼리 붙어 있는 곳도 있지만, 낮은 언덕산에 둘러싸인 집들도 많았다.
당시만 해도 아직은 흉흉하던 시기인지라 어린아이들은 해 떠있는 시간에만 밖을 돌아다니며 놀 수 있었다.

오후쯤에 어르신들은 모두 일을 하러 나가시고 나 혼자 집 마당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당시 집 옆에 낮은 철봉이 있어서 잘 놀았었는데, 그곳에서 놀다가 조금 더 걸어가 집 뒤편 언덕을 쳐다보았다.

신기하게 얼굴이지만 어떤 얼굴인지 기억에 남지는 않고, 사람이었단 것만 기억난다.
흰옷을 입은 여성으로 기억한다. (흰옷 = 흰색 한복)
지금 생각해 보면 꽤 무서운 상황이다. 대낮에 여자 귀신이라고 생각하면 말이다.

몸을 숨긴 사람

또 한 번은 유치원을 다닐 때쯤이었다.
당시 아버지의 직장으로 인해 이사를 급하게 하게 되었는데, 급하게 집을 구하다 보니 당시 기억에도 매우 험한 곳에 집을 구하게 되었다.

험하다고 표현한 그곳을 설명해 보자면...
집 뒤편에 저수지가 있고, 저수지와 집 사이로 낮은 대나무밭 언덕이 있었다.
항상 습한 곳이었고... 어린 기억에도 항상 집은 대낮임에도 음침했다.
집 뒤편에는 땅을 파면 지렁이가 무지 많았는데, 습한 이유였지 않았을까 싶다.

집 뒤편에는 지붕하고 이어지는 두꺼운 플라스틱 파이프가 있었는데, 그곳이 문제의 장소였다.
플라스틱 파이프에서 몸을 비스듬히 내밀어서 쳐다보고 있던 여성이 있었는데, 마찬가지로 하얀 옷이었다.
그때는 개념이 없던 탓인지 무섭다는 생각보다는 ‘누구지?’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몸을 내민 쪽 이외의 신체 부위는 파이프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았는데
귀신이라고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그 파이프의 지름이 25센티 정도였던…
어린 나도 숨겨지지 않을 두께였다는 걸 기억해 냈다.

역시 얼굴이 기억나지 않지만, 지금 생각해도 동일 인물이었다고 느낌적으로 확신한다.


그 뒤에도 몇 차례 보았다고 생각되지만 기억은 나지 않는다.

그분은 초등학교 시절, 어느 여름날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 가지 않는 한밤중에
창문 커튼에 매달려 나에게 손을 흔들고 인사하고 난 뒤 사라져서 지금까지 본 적은 없다.

공포감이 단 한 번도 없기에 날 지켜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저수지가 뒤편이던 집은 사람이 자던 안방 빼고는 모든 방에 한기가 차고,
새끼 고양이를 가져다 키우는 족족 죽어나갔다.
개들은 잘 키우다가도 오래 살지를 못했던 곳이기에 ‘폐가’라는 생각이 지금에서야 들지만,
우리 식구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고 나왔던 곳이다.

나의 착각이든, 거짓된 기억이든
그날의 나와 가족을 지켜준 존재들에게 감사함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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